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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4mom의 Little Forest

"소소한 이야기 Sotory" 정월대보름, 휘영청 밝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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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눈이 휘몰아쳤다.
불과 며칠 전에 눈이 오고 또 다시 눈이 왔다.

눈은 매우 아름답다.
눈이 쌓이면 온 세상이 환해지고 밟을 때 그 뽀도독함이란...
하지만 운전자로서 눈은 정말 애물단지 같은 존재이다.
마냥 사랑스럽지만은 않다.

마침 둘째 아이 중학교 소집일.
눈 오는 날은 외출 조차 하지 않는 엄마의 눈치만 살피는 둘째.
엄마 힘들면 학교까지 걸어가겠단다.
참고로 우리는 자연의 삶을 누리고자 번화가에서 약간 벗어난 산 근처 전원 마을에서 살고 있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40여분 걸리는 거리.
엄마를 위해 이 눈보라를 헤치고 걸어가겠단다.
새학년 교과서를 나눠준다는데 말이다.
하지만 기꺼이 아이와 함께 했고, 무사히 일정을 마친 뒤
단둘이 문구점 데이트, 점심 식사와 아이스크림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이었다.
무심코 창밖을 보았다.
달이 참 동글고 밝고 예뻤다.
초저녁 동쪽에서 남쪽으로 올라가는 동안의 달이 눈 앞에서 참으로 밝고 선명했다.
그냥 예쁜 달이었다.

아이들과 대화 중 오늘이 정월대보름이란다.
설을 쇠고 정확히 2주 후,
매년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그 날..

우리 집에는 말린 나물과 오곡밥은 커녕 부럼도 없다.
내가 그렇게 챙기는 사람은 아니다.
비록 부럼을 깨며 액운을 물리치거나 정월대보름 음식을 갖추고 먹지 않고,
겉보기에는 전통을 지키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모든 일용할 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그 분들이 하시는 모든 일들을 축복하는 기도를 하고 양식을 먹는다.
나름 매일 풍년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린 셈이다.ㅎㅎ

조상들의 지혜를 배운다.
눈이 많이 오면 그 해는 풍년이라고..
올해는 눈이 많이 오지 않고 지난해에 비해 많이 춥지 않은 것 같아
살짝 걱정이 앞섰는데
며칠 사이로 눈이 오니 마음이 놓이고 좋다.

올해도 풍년이 되고, 태풍이 잘 지나가고, 동물들도 전염병으로 아프지 않아서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이 마음 좀 놓고 편히 지낼 수 있는 2019년이 되면 좋겠다.

정월대보름에 온 눈..
풍년의 소리, 풍년의 소식 가득 싣고 온 반가운 눈..
그래서 휘영청 밝은 달이 더 없이 반갑고 예쁘기만 하다.

그렇게 정월대보름에 반가운 눈이 우리에게로 왔다.




* ji4mom의 소소한 이야기 Sotory 
초, 중, 고등학생 (딸 둘, 아들 둘) 4남매를 키우며 알아가는 ji4mom 삶의 이야기입니다.
4남매와 같이 웃고, 같이 울고, 같이 보담아 가며 함께 자라는 ji4mom의 엄마 성장기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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