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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4mom의 World Tour

우즈베키스탄 봄 명절 - 나브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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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alom Bahor

 
매년 3월 21일은 우즈베키스탄의 봄 명절 ‘나브로즈(Navro’z/Navruz)’예요.
나브로즈는 우즈베키스탄의 가장 대표적인 명절 중 하나이고 
나브로즈를 전후로 봄 축제가 계속 돼요.
나브로즈 인사 'Assalom Bahor'는 Assalom(살롬-안녕) Bahor(바허르-봄) '안녕, 봄'이라는 뜻이에요.
나브로즈 때는 봄을 상징하는 '수말락(Sumalak)'을 공동체와 함께 만들어서 나눠 먹어요.
밀을 3일 동안 뜨거운 방에서 매일 물을 주며 발아시켜요. 
발아시킨 밀싹을 갈아서 밀가루와 섞어 기름을 두른 큰 가마솥에 넣고 끓여요.
물을 부어가며 24시간 동안 졸이는데 눋지 않도록 계속 저어야 해요.
(저도 저어봤는데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수말락이 끓을 때 많은 양의 돌멩이를 넣는데 이 돌멩이가 뭉치거나 눌어붙는 것을 막는다고 해요.
먹을 때 이 돌멩이가 나오면 행운을 얻는대요.
수말락은 설탕을 넣지 않아도 맛이 아주 달아요.
그래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밤에 천사가 몰래 와서 설탕을 넣고 간다고 믿는다고 하네요.
수말락을 만들 때 마을 사람이 함께 협력하여 만들기 때문에
이 과정 자체가 하나의 축제이며 우즈베키스탄 사람의 공동체적인 삶을 볼 수 있어요.
수말락은 우즈베키스탄 사람에게 다산, 풍요, 풍작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자료 참고: 주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 대사관, 윤시내(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학과 교수)]

 

실제로 나브로즈 축제 즈음에는 곳곳에서 수말락을 만들고 나누어 먹고 외국인들에게도 선물해요.
저도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맛이 달기 때문에 담백한 Non(넌-빵)과 함께 먹었어요.
수말락은 봄에만 잠시 먹을 수 있어서 부지런히 먹었네요.
 
 
언제나 설레는 봄이에요. 앗살러므 바허르~

' Assalom Bahor - 안녕, 봄 '

 
 
우리나라 고추장 만들 때 넣는 엿기름을 끓인 것과 맛이 비슷해요. 그래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어요.
달지만 맛있는 수말락,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네요.

수말락(Sumalak), 빵(Non)과 함께 먹으면 맛이 좋아요.

 
 
이것이 3일 동안 밀을 발아시킨 밀싹이에요.

3일 동안 발아한 '밀싹'

 
 
밀싹을 갈아서 물에 불려요. 우리나라 엿기름을 물에 불리는 과정과 비슷하지요?

 
 
물과 건더기를 구분하여 건더기를 걷어내고 있어요.

 
 
기름을 두른 가마솥에 밀싹을 불린 물과 밀가루를 섞어 걸쭉한 상태로 끓이기 시작해요.
마을 공동체 사람이 함께 번갈아 가며 눋지 않도록 계속 저어 줍니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팔의 힘과 요령이 필요하더라고요.

 
 
계속 끓이면 점점 색깔이 갈색이 돼요.

 
 
장작을 태워 센 불에서 끓여요.
가스를 계속 공급해서 센 불을 유지해요. 불멍 하기 참 좋아요.

 
 
수말락을 만드는 '나브로즈 파티'에 초대를 받았어요.
수말락이 만들어지는 동안 풍성하게 차린 상에서 음식을 나누어 먹어요.
초대받은 사람들이 Non(넌-빵)과 케이크, 음료수, 과일, 견과류, 요거트, 샐러드 등을 준비해서 상을 풍성하게 채워요.

우즈베키스탄 식 풍성한 상차림

 
 
Somsa(섬사)도 같이 만들어서 먹어요. 러시아어로는 '삼사'라고도 해요.
화덕에 구운 만두 같은데요. 페스츄리 같은 빵 속에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요.
봄에 잠깐 먹을 수 있는 시금치 같은 채소가 들어간 Ko'k Somsa(꼭 섬사)가 아주 맛있어요.
<TMI>
우즈베키스탄의 고기 음식은 누린내가 많이 나는데 그 맛에 먹는다고 해요.
그래서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가 들어간 섬사는 먹기가 좀 힘들었어요.
한국 사람 입맛에는 Ko'k Somsa가 잘 맞을 것 같아요.

섬사는 보통 화덕에 굽는데 오븐에 굽기도 해요.

 
 
'꼭 섬사(Ko'k Somsa)'예요.
Ko'k은 파란색을 의미하고 보통 시금치 같은 초록색 채소를 넣어서 만들어요.

Ko'k Somsa (꼭 섬사-채소 섬사)

 
 
초대한 사람은 우즈베키스탄 밥인
O'sh(오시-쁠롭), Pilaff(필라프)라고 하는 기름밥을 준비해요.
기름에 볶았다기보다 기름에 끓여서 뜸을 들이는 밥이기 때문에 볶음밥보다는 기름밥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아요.
기름과 소고기나 양고기 기름과 고기에 쌀, 건포도, 주황 당근, 노란 당근, 향신료를 넣어서 만들어요.
생각보다 담백하고 느끼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많이는 못 먹겠더라고요. 샐러드가 있긴 해도 김치 생각이 간절했어요. 

O'sh (오시-쁠롭), Pilaff(필라프)라고 하는 '기름밥'

 
 
수말락이 만들어지는 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와 이렇게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춰요.

<TMI>
우즈베키스탄의 문화 중 하나는 남자끼리, 여자끼리 나눠서 모임을 해요.

수말락 옆에서 춤추는 사람들

 
 
하루 종일 계속 먹고 춤추고 먹고 춤추고...
개인적으로 이 모습이 처음에는 이질적이었지만
나브로즈 봄 명절을 즐기는 그들의 여유와 흥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수말락이 만들어지는 동안 신나는 음악에 춤추는 사람들

 
 
수말락이 어느 정도 끓고 갈색이 나며 졸아들면 이렇게 두꺼운 천으로 덮어요.
그리고 숯을 빼서 불을 약하게 만들고 남은 여열로 밤새 뜸을 들이는 것 같아요.

가마솥은 두꺼운 천으로 덮고 약한 불에 뜸을 들이는 수말락

 
 
이렇게 24시간이 지나면 맛있게 만들어진 수말락을 마을 사람들과 즐겁게 나누어 먹는답니다.

24시간 동안 만들어진 수말락

 
 
우즈베키스탄 봄 명절, '나브로즈와 수말락'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한국만큼이나 이웃과의 정을 나누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한 우즈베키스탄의 문화가 우리와 참 비슷해요.
이방인이 외로울까 더 넉넉하게 수말락과 맛있는 음식으로 마음을 나누는 우즈베키스탄의 문화

혹시, 우즈베키스탄 여행 계획이 있으세요?
꽃 피는 3월 나브로즈 기간에 가 보는 게 어떠세요?
 
 

즐겁게 우즈베키스탄 여행하세요~^^

 

· ji4mom의 World Tour는

다른 문화, 다양한 문화 - 다문화를 경험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존중하는 부드러운 마음'이 자라는 여정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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